다 가둬 놓아야 된다. 다 찍어 놓을 테다.
일상 혹은 놀이 2005. 4. 17. 02:19
흐르는 시간이 너무너무너무 아쉽기만 하다.
징그럽게도 나이 많이 먹어보니 알거 같다.
사람들이 추억하기 위해 현재를 쓰는 이유를. 미래를 위해 지금 사진을 찍는 이유를 말이다.
우연찮게 발견한 옛사진 안에 들어 있는 지금과 너무 다른 나, 아니 그때 그 시각 그곳에 흐르던 냄새를 발견하는 기분을 이제야 알았다.
그러니까 나도 사진 안에 가둬두고, 어제 만난 고양이도 가둬둬야 하는 거다.
며칠, 아니 몇 주전? 아파트 상가 문방구 앞에서 어눌한 고양이를 만났다. 째려보기만 할 뿐 도망가지 않는다. 쪼끔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빈번하게 지나다니는 도로 변에 쭈그리고 앉았다. 한참을 눈싸움했다. 시간이 흐를 만큼 흘렀다 싶을 때 "야옹야옹" 해봤다. 째려보기만 한다. 같이 또 한참을 째려보다 다시 "야옹야옹" 했다. 그때 대답한다, "야옹야옹"
마음을 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어린왕자에서 말하는. 서로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다른 특별한 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옆에 앉아 있는 거다. 그걸 처음 배운 후부터 항상 동물들한테 적용 시켜보는 데 거의 모든 경우 통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사람한테 적용시켜 볼 만큼의 용기가 아직은 없다. 나는 길들여 지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사람이니.)
어쨌든 목덜미를 쓰다듬었더니 좋아라 한다. 같이 놀다가 내 까만 바지는 온통 흰털로 뒤덮였다. 호주에 사는 회색 고양이 스티치가 생각났다흑. 털투성이 바지로 집에 들어왔더니 엄마가 야단을 쳤다.
그 담날, 그 담날.
집에 오는 밤길에 문방구 옆 창고 앞에서 "야옹야옹"하면 그 고양이가 사뿐사뿐 걸어나왔다. 그냥 '널 데리고 갈 수 없어'라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더욱 더 녹아내리는 애교를 선사했다.
그리고 오늘 문득 고양이를 불러 보지 않은 지 몇주가 지난 것을 생각해냈다. 이제 문방구 앞에서 불러도 나오지 않으리라. (그 고양이가 로컬고양이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 할 수가 있다. 왜일까.)
그리고 생각했다. 학교 신학 주위에서 2년 전에 본 떠돌이 개는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내 방 벽에 붙어 있는 데. 그 고양이도 가두어 둘걸하고. 몹시 몹시 아쉽다. 사랑했던 것은 다 가둬둬야 한다.
징그럽게도 나이 많이 먹어보니 알거 같다.
사람들이 추억하기 위해 현재를 쓰는 이유를. 미래를 위해 지금 사진을 찍는 이유를 말이다.
우연찮게 발견한 옛사진 안에 들어 있는 지금과 너무 다른 나, 아니 그때 그 시각 그곳에 흐르던 냄새를 발견하는 기분을 이제야 알았다.
그러니까 나도 사진 안에 가둬두고, 어제 만난 고양이도 가둬둬야 하는 거다.
며칠, 아니 몇 주전? 아파트 상가 문방구 앞에서 어눌한 고양이를 만났다. 째려보기만 할 뿐 도망가지 않는다. 쪼끔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빈번하게 지나다니는 도로 변에 쭈그리고 앉았다. 한참을 눈싸움했다. 시간이 흐를 만큼 흘렀다 싶을 때 "야옹야옹" 해봤다. 째려보기만 한다. 같이 또 한참을 째려보다 다시 "야옹야옹" 했다. 그때 대답한다, "야옹야옹"
마음을 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어린왕자에서 말하는. 서로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다른 특별한 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옆에 앉아 있는 거다. 그걸 처음 배운 후부터 항상 동물들한테 적용 시켜보는 데 거의 모든 경우 통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사람한테 적용시켜 볼 만큼의 용기가 아직은 없다. 나는 길들여 지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사람이니.)
어쨌든 목덜미를 쓰다듬었더니 좋아라 한다. 같이 놀다가 내 까만 바지는 온통 흰털로 뒤덮였다. 호주에 사는 회색 고양이 스티치가 생각났다흑. 털투성이 바지로 집에 들어왔더니 엄마가 야단을 쳤다.
그 담날, 그 담날.
집에 오는 밤길에 문방구 옆 창고 앞에서 "야옹야옹"하면 그 고양이가 사뿐사뿐 걸어나왔다. 그냥 '널 데리고 갈 수 없어'라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더욱 더 녹아내리는 애교를 선사했다.
그리고 오늘 문득 고양이를 불러 보지 않은 지 몇주가 지난 것을 생각해냈다. 이제 문방구 앞에서 불러도 나오지 않으리라. (그 고양이가 로컬고양이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 할 수가 있다. 왜일까.)
그리고 생각했다. 학교 신학 주위에서 2년 전에 본 떠돌이 개는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내 방 벽에 붙어 있는 데. 그 고양이도 가두어 둘걸하고. 몹시 몹시 아쉽다. 사랑했던 것은 다 가둬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