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이런 기분은 때때로 찾아왔었다.
그저 그런 일상사처럼 익숙한 일이 되어버렸다.
5호관과 4호관 사이, 보라색이 되어버린 하늘 아래를 걸었던 그때처럼. 그리고 그럴때는 꼭 공기중에 미세한 습기가 서려있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내렸을 때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염색공장 냄새가 풍겨지기도 하겠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상태가 이런 작은 요소요소들과 함께 기억에 각인되서어서 고향을 떠난 지금에도 그곳의 냄새와 풍경으로 모든 감정상태를 경험하는 거 같다. 아파트단지를 향해 오르는 그 절벽길을 지나고 있을 때는 빗방울이 하나둘 씩 떨어지기 시작하는거다. 하늘은 보라색에서 붉은 빛으로 바뀌어 있을 거고.

사랑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I love you, baby라고 말하기는 쉬운 편이다. 모국어와 비모국어의 차이인가.
감정의 적절한 표현이 없으면 모순적이게도 감정의 공황을 겪게 되는 듯 하다. I love you my sweetie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그때는 지금보다 행복했던듯 싶다. 지금도 그렇게 징그럽게 말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수두룩한데도 그러질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외로운건지도 모른다. 결국은 내 잘못이군.

언제쯤 먼저 손을 내밀 수 있을만큼의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언제쯤 그 만큼 자라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