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그리고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


- 빰빰빠바밤빰빠바빰빰빠바밤!
1편에서 죽었던 그 선장이 나오면서 3편을 예고하며 크레딧이 올라가고 동시에 터지는 음악. 그 순간에 머리속에는 "우이씨, 3편까지 어케 기다려"를 뇌이고 있더라.

- 우리 대리님 말대로 유치찬란하긴 했다. 근 몇년간 뎁의 영화들은 모두 그의 아이들을 위한 것만 같다. (당신 아이들 클때까지 어찌 기다린다우.)
상어머리, 문어머리, 소라머리는 진짜 만화같다.

- 잭과 그의 일당들이 배를 저어 늪을 거슬러 올라서 도착한 그 점술사의 집 장면에서 가슴이 철렁!했다. 이건 완전 몇년 전 몇일 밤낮을 지새우며 플레이했던 "원숭이섬" 시리즈의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거다.
게다가 점성술사의 집 내부 모습이라든지 점성술사 자신의 모습이라든지 모두 딱 그 이미지 그대로다. 영화쪽 캐릭터가 좀 더 매력적인 아가씨라는 것만 제외하고는.
그리고 식인종파트도 너무 심하게 비슷하다. 캐리비안이라는 동네는 원래가 그런 모습들이 서구인들 머리속에 박혀있는 정형화된 이미지인 건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 암튼 백분 넘게 매력적인 캐릭터(개인적으론 잭스패로 1위, 점성술사 2위, 애꾸눈과 땅달보 커플 3위)들과 뛰어다니고 날라다니고 구르고 박살내다보니 유쾌, 상쾌, 통쾌하기 그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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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전설"이라는 부타이틀에서 설마설마했는데
진짜로 르 귄의 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란다.
지브리스튜디오지만 하야오가 감독이 아니다. 미야자키씨인걸 보아하니 그의 자손인가?

아름답지만 비극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진지한 르귄의 작품을 과연 어떻게 지브리 특유의
"사랑스러운" 만화로 만들어 낼까??? 궁금함이 무럭무럭 일어나는 한편으로,
나의 얼마 안되는 "페이보릿" 목록에 올라있는 원작을 요상스럽게 바꿔놓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든다.
소설이란 게 작가가 엮어내는 몫만큼 독자가 개인적으로 구성하는 영역도 무한히 넓어서
같은 작품도 모두들에게 다 다른 작품이 되어버리는 특성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서 '요상스럽다'라는 판단도 다 나의 편협한 시각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서도,
2002년판 스티븐소더버그의 솔라리스와 같은 경우를 보면 최소한 예의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라는 생각도 크게 든다.

암튼 암튼 기대만빵으로 부풀게 하는 영화들이 종종 나와주니 일상의 작은 행복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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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씨.....
피같은 여름 휴가를 왜 빈둥빈둥 노는 날들로 채우려고 작정을 하고 있었던 걸까??
이리저리 떠돌고자 하는 것은 게으르고 겁많은 이런 나에게도 평생의 로망인데..
여름 휴가가는 다시 없을 기회인데 말야.
돈 많이 모아서 내년에는 꼭 열대아시아로 떠날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