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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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스페로스->24그램->바벨로 이어어지는 그의 연작(연작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들에는 주제를 향해 가는 방법에 있어서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각각 동떨어져 있는 듯한 몇가지의, 누군가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 각각의 이야기들이 살얼음판을 겪는듯한 위기에 다다르게 되면,
마치 교차로에서 길들이 만나듯이 교묘하게 만나서 얼키고 설키는 단계가 된다.
그리고 그때에 각각의 이야기들이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시에 일관성 있는 하나의 목소리로 합쳐지고, 그 주제는 몇배, 몇십배 메아리치듯이 큰 파장을 만들며 관객의 머리속, 아니 가슴 속에 각인되게 된다.

- 그의 영화에는 그냥 여기에 존재하는 삶이 덩어리지고 응축되고 굳어져 그냥 스크린에 그대로 복사된 것만 같은 리얼리티가 있다.
환상이 아닌 실제를 보여주며 거기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삶의 무게감은 "그래, 그냥 저게 삶인거지.."라고 중얼거릴 수 밖에 없게 되어버린다.

- 바벨이라는 제목의 의미심장함은 막이 올라갈 때, 역시나 의미심장하게만 들려오는 엔딩곡을 들으며 앉아 영화를 곱씹을 때 확연해진다. 절대 어렵거나 은유적이지 않으면서 흥미로우며,동시에 사려깊은 그의 연출은 장면, 장면마다 빛이 날 정도로 눈부시다.
말하자면 24그램에서 주인공의 건강상태에 따라 하늘로 날아오르기도하고 지상으로 내려앉기도 했던 황혼 속의 새떼 장면 같은 것들 말이다.

인류가 완벽한 바벨을 갖는다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그리고 그건 비단 민족 혹은 인종간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다른 타자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의 문제다.

-남미의 촉망받는 신예에서 할리우드 주류로의 성공적인 진입에 축하를.
 (상업적 면에서) 갈수록 세련되어져가는 그의 영화를 볼수있는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진다는 얘기가 된다. 진정 축복이다.

- 갈씨아! 싸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