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일상 혹은 놀이 2005. 1. 6. 22:10
- 오페라의 유령 간판 내리는 날이었는데 그거 보려고 갔었는데... 어어엉
보려던 시간대는 매진이고 그담꺼를 보려니 도저히 시간이 안맞아서 하울을 봤다.
소피가 "하우르!"하는게 젤 기억에 남는다. 음흐흐
- 아름다운 동화같은 이야기, 배경, 소재들 그리고 그곳에 교묘하게 숨어있는 현실적인 소재들에 대한 비유.는 여전하다.(전쟁, 군함) 하야오 아저씨꺼 센과 치히로까지해서 두개밖에 못본 셈이지만 기본틀이라 할 수 있을 거 같다. 또다른 기본틀을 꼽자면 원수같은 인간들 혹은 악연, 악역이라 생각했던 등장인물들이 나중에는 친구가 된다는 것. 선과 악의 모호함 혹은 그 모두를 껴안는 듯 하는 태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괴롭히고 지배하는 거대한 시스템(전쟁, 환경오염)은 그 세계안에서도 존재하고 묘사된다. 현실을 잊지않도록. 그리고 아이들같이 순진한 꿈같은 사랑.
- 하야오아저씨 애니메이션을 특별하게 만드는 게 있다면 특이하면서도 동화같은 설정들이다. 상상력의 현현이지. 움직이는 성이라니. 그리고 기괴하고 짐승처럼 걷는 성이라니 세상에. 문에 달린 색깔을 달리하면 다른 세계로 통할 수가 있고. 귀여운 불꽃 캐시퍼가 악마라니. 할머니로 변한 소녀. 소녀같은 할머니. 늙고 심드렁한 표정의 개 한마리. 별똥하나가 심장과 합쳐져 불로 존재하고 그것은 계약이었다. 이러한 것들 말이다.
(사실 어디까지가 원작의 내용이고 어디까지가 부가된 설정인지는 잘 모르지만.)
- 이 만화를 본 여성들이 누구나 말하듯이 잘생긴 하울! 음, 죽음이었다.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이유가 없어."라니..
- 센과 치히로같지는 않았다.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센과 치히로만큼 멋지진 않았다. 센과 치히로처럼 완성도 높고 구성 좋고 감동적인 작품은 아니었단 소리. 결국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를 묻고 싶게 되니까.
- 그래도 보고나면 행복해진다. 행복이라는 게 이렇게 작은 것에 존재한다면 아등바등 하면서 살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