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warya

아, 음악, 노래, 춤
라지, 사키나, 굴랍지, 릴리안 할머니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압권인 영상.
꿈결같고 환상적이며 아름답고 행복하면서 그래서 살짝 슬프다.
한편의 아름답고 지고지순하고 순결한 장편시를 본 느낌,
잊고있었던 추억조각, 꿈조각을 꺼내보는 느낌이랄까.

인도 출신 작품에서 내 취향의 영화를 발견한 것은 참으로 의외이다. 검은 밤의 배경에 알록달록한 색깔들의 향연들로 입혀진 화면은 진짜 딱 내 스타일이다. 회화적 영상만으로도 참으로 감사한데, 아 음악들은 정말 눈물이 묻어날 정도로 예쁨. 꿈같이 몽롱한 사운드에 묘하게 구부러지는 보컬 스타일. 인도적이다. 어딘가 민요적인데도 세련되었다.
물랭루즈와 쫌 닮은 영화다. 훨씬 더 낫다고 해도 과찬이 아니다. 아시안의 감성은 서구의 그것보다 훌륭한거지.

배경은 세트일까, CG일까. 완벽한 햇살, 은은한 미풍들에 대한 표현들은 정말 예술이다. 조명 기법인걸까.
벽마다, 기둥마다, 망사 커튼마다 예쁜 그림이나 문양이 있다. 지붕이 볼록한 인도식 건물들로 둘러싸인 동네풍경은 참으로 놀랍다. 예쁜 조명으로 치장된 영문으로 된 간판 사인들. 강위의 배에 앉아서 보는 야외 극장에 대한 묘사.

내가 사키나라면 뻣뻣하고 느끼하게 생긴 이만보다, 발랄하고 장난꾸러기인데다 유머러스하고 순수한 해피청년 라지를 사랑하겠다. 다만 이만은 목소리가 멋있긴 했다. 계속해서 마초같은 형편없는 남자일거라고 생각하다가 마지막에 눈물고인 눈으로 사키나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맘이 다 풀어졌다.
굴랍지는 정말 멋진 여자다. 우리의 의리쟁이 언니.
샤키나는... 오 정말 인도 여자들은 아름답구나. 흰 드레스를 입고 검은 미역같이 구불거리는 긴 머리를 풀어헤친 채 달려가는 모습은 과연 여신이더라. 큰 눈, 입꼬리가 눈에 닿을 듯 올라가며 환하게 웃는 미소, 구슬 굴리듯 흩어지는 높은 웃음소리, 내가 라지라도 사랑에 빠졌을 것이다.

인도여자들의 옷은 정말 예쁘구나. 섹시하기도 하고. 얼굴에 살짝 손을 스치면서 하는 인사도 멋있다.

<인상 깉은 장면>
오프닝에 라지가 춤추면서 사와리야를 부르는 장면, 아이드 밤에 흰 옷을 입을 사제같은 남자들이 집단 춤을 추는 장면.
이만과 잘되면서 사키나가 양탄자 먼지를 털어내며 기뻐하는 장면, 파티중에 12시 종이 울리자 사키나가 다리로 가야한다고 달려가는 장면






























-라지
한 가지만 말하죠
슬픔은 피할 수 없어요


그건 모두의 삶에 스며들죠


하지만 걱정 말아요
내가 슬픔과 싸우는 법을 알아요


이건 비밀인데요


인생을 권투 경기장이라고
생각해봐요


상대 선수는
불행이라는 녀석이고요


불행의 손은 셀 수 없이 많지만
당신 손은 두 개밖에 안 되죠


그놈이 당신 앞에 나타나도
두려워 말아요


그 녀석 눈을 똑바로 보고


상대의 힘을
가늠하는 거예요, 그리고...

-릴리안
그 여자가 네 인연이라면


그 무엇도
너희 둘을 떼어놓지 못해


그리고 네 인연이 아니라면


그 무엇도
맺어지게 할 수 없고


그 결정은 네가 아니라
신이 내리시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