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eption (스포일수도??)

의도하진 않았지만 막연히 배트맨시리즈의 이미지를 머리속에 갖고 극장에 간 거 같다.
"가볍지 않은, 진지한 영웅물"의 크리스토퍼 놀란이었다가, 인셉션으로 다시 그만의 화두로 실험을 하는 실험가로 돌아 왔다.
인식, 인지, 무의식의 정신 세계에 대한 고찰 말이다.
다른 점은 전작에서처럼 게임을 하자고 하진 않는다. 인상적인 여러 액션장면에도 불구하고 꿈을 꾼 듯 아스라하고 안타까운 느낌이다.
내가 나비였고, 나비가 나였다고 한 장자의 호접지몽에서부터,
기계에 의존하여 무의식을 탐험하는 것은 매트릭스의 세계도 떠올리게 하고,
어떤 면에서는, 악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데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무한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어떤 남자에 대한 영화도 생각난다.


사실 적절한 물리조건만 만족된다면 팽이는 거의 무한에 가깝게 오래 오래 돌 수 있지 않을까. 현실에서든 꿈에서든.
(흔들리지 않을 것, 기울어지지 않을 것 정도의 간단한 물리 조건말이다)

사실 맬이 맞는 것이 아닐까, 그녀는 죽어서 한층의 꿈에서 깨어날수 있었던 것 아닐까.

그래서 실존하는 것(현실)과 실존하지 않는 것(꿈)에는 무슨 경계가 있는 것일까,

자신의 무의식과 기억을 조작하여 끝이 없는 추적의 쳇바퀴를 도는 메멘토의 남자처럼,
결국 우리 모두는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과 기억과 상상과 사유로 설계하는 꿈안에 들어와 있는 것 아닐까.